(금정산성 2016.8)


 쓸쓸함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북적이던 텐트가 철수되고 공허한 빈병과 어지러이 널려 있는 쓰레기를 볼 때 쓸쓸함을 느낀다.


식사시간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먹고난 뒤 널부러져 있는 밥상을 볼 때 쓸쓸함을 느낀다.


농촌 들녘에 추수하고 남은 빈터, 버려진 장갑 한짝과 주인 잃은 농기구에 쓸쓸함을 느낀다



그렇게 믿고 따르고 의지하던 사람의 추한 모습을 발견 하였을 때 쓸쓸함을 느낀다.


시골에서 지개지고 나무하며 들에가서 농사짓던 아버지의 빈자리가 문득문득 생각날 때 쓸쓸함을 느낀다.


단골식당에 들렀으나 달라진 음식과 돈을 알아가는 주인장의 모습을 보았을 때 쓸쓸함을 느낀다.



티브이속 토크쇼에서 진실이 아닌 지어낸 이야기 거짓 이야기를 하는 비호감을 보면 쓸쓸함을 느낀다.


인터넷에서 맛집이라고 추천하여 가 보았더니 엉터리였을 때 쓸쓸함을 느낀다.


긴 목 코트 깃이 올라가고, 가을 단풍이 사사삭 사사삭 초겨울 광풍에 떨어질 때 쓸쓸함을 느낀다.


해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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