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2016.12)
텔레비죤
텔레비죤이 예전에는 흑백이었다. 요즘처럼 다양한 채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방송국 세개 정도다. 텔레비죤 채널을 돌리려면 주먹만한 뭉치를 이리저리 드르륵
소리가 나도록 돌려 채널을 이동하였다. 요즘과 같은 컬러 티브이에 그것도 화면이 크고 화질도 좋고 무선 채널 이동은 생각하지도 못하였다. 그래도 불평하는 사람
별로 없었다. 흑백이지만 김일 프로레슬링 하는 날이면 낮부터 경기하기만을 기다리고 기다린다.
연속극도 마찬가지다. 고전적인 배우들이 나오는 장면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본다. 그때 그시절 프로권투도 볼거리 중 하나다. 세계챔피언이 되면 마치 자기가
세계챔피언이 된 마냥 다음날까지 이야기는 이어진다. 박스컵 축구, 메르데카배 축구, 킹스컵 축구 모두가 우리들의 단골 프로다. 한마디로 낭만이 있던 시절이다.
지금처럼 종편이니 뭐니 하는 방송은 아예 없었다. 지금은 방송국 뿐아니라 인터넷과 SNS까지 넘치고 넘친다.
올림픽에서 양정모 선수가 몽고의 오이도프 선수를 벌점 차이로 이기고 레슬링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금메달을 땄을때 온나라가 떠들썩 하였다. 오늘날은 금메달도
흔하여 희소성이 떨어졌지만 그때만해도 대단한 이슈였다. 그러던 나라가 올림픽을 개최하고 월드컵을 개최하고 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을 하였다. 김일 선수
박치기 한방에 우리는 환호 하였고, 홍수환 선수의 어퍼컷에 우리들의 주먹도 함께 올라갔다.
분명 생활은 발전되고 나아졌는데 풍족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상대적인 박탈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다. 텔레비죤이 흑백이던 그 시절이 오히려 즐거웠다는 역설
이 통하는 오늘날이다.
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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