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금오산 산행기
세상이 암연히 수수롭다. 산아래 사람이 살아가는 동네 이런일 저런일 별의별 일이 다 일어나는 인간세상이다. 유월의 첫 주말이다. 이번 산행지는 어디로 갈까?
후보지는 거창 현성산, 순천 조계산, 봉화 청량산, 구미 금오산이다. 그중에 구미 금오산으로 낙점이다. 금오산 정상의 현월봉과 약사암이 자꾸 눈에 아른거린다
지난해 금오산을 찾은적이 있어 산행일지를 보니 꼭 1년전인 2014년 6월 6일이다. 이 또한 부처님의 인도하심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아침 8시30분 부산 출발이다
금오산까지는 약200km 거리다. 11시 넘어 금오산 기슭에 도착이다. 입구 인공호수에 물이 가득하여 주변의 메타세쾨이어 가로수 길과 잘 어울린다. 아래 주차장 왼편으로
들어가서 백숙집이 많은 식당가를 지나 오르면 형곡전망대가 나온다. 형곡전망대에 주차하고 산행 시작이다. 바로 앞에 보이는 산이 효자봉이다. 길 아래 등로를 접어들면
평탄한 길이 나온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완만한 경사길이 계속 이어진다.
산의 8부 능선쯤 올라서면 고개 하나가 나온다. 고개에서 바라보는 툭 트인 전망이 좋다. 바위에 자리잡은 소나무다. 화색 좋은 사람처럼 잎이 푸르고 싱싱하다.
고개 돌아서 조금 진행하면 천연 돌계단길이다. 양쪽이 암벽이고 그 사이로 난 길이다. 입구에서 불어오는 냉장고 바람이 더 없이 시원하다.
산행을 하다 보면 생각하지도 않은 풍광이 보인다. 이길이 바로 그런길이다.
금오산에 있는 약사암이다. 약사암 종탑 또한 볼거리다. 작은 돌 봉우리에 올려 놓은 종탑이다.
해발 976m 금오산 정상 현월봉이다. 해발 1,000미터에 조금 모자라지만 산세와 정상부의 암봉은 가히 일품이다
건너편 돌탑에서 본 금오산 약사암이다. 이번 산행의 명품코스다.
거대한 암봉 아래 자리잡은 금오산 약사암으로, 가만히 서 있노라면 저절로 기가 느껴진다. 일기가 맑고 좋아 두 번째 오름이 더욱 빛난다.
하산길이다. 반대편 코스도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 교통편 때문에 원점회귀 코스를 택한다. 하산길 비교적 편안한 길이다. 중간에 길이 엇갈려 다시 바로 잡고 내려온다
거의 다 내려 왔을 무렵 이정표 하나가 보인다. 내려 가는길은 법성사로 가는길이다. 개울을 건너 내려온다. 그런데 길이 이상하다. 처음 왔던 길이 아니다. 아마도 효자봉
으로 가는 길인가 보다. 눈으로 대충 보아 거리가 얼마 되지 않아 보인다. 직진이다. 그러나 이것이 고행이 될 줄 어찌 알았으리오?
이미 체력이 많이 소진한 하산길에 다시 산을 오르는 일 그리 쉽지 않다. 그래도 훤한 하늘만 보며 저기가 효자봉 이겠지 하며 오른다. 하늘이 보이는 곳은 도수령이다
효자봉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도수령이다. 다시 돌아가기도 어중간하다. 도수령에서 효자봉까지 1.5km 거리다. 시간은 오후 5시30분을 지나고 있다. 효자봉까지
1.5km 오른다. 아 이길 너무 길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산길이다. 줄자로 실측을 해 보고 싶은 거리다. 시간은 오후 6시를 넘긴다.
초행길에 효자봉으로 가는길은 맞는지? 도립공원이지만 이정표가 부실하다. 지나는 두어 사람의 산행객을 만나 물어 보면 되돌아 가는 것이 더 빠르다 한다. 그래도 여기
까지 온것이 아깝다. 효자봉을 꼭 보리라. 오르고 내리고 작은 봉우리를 지나니 나무의자가 보이는 효자봉이 보인다. 사람들도 몇이서 노닥거리고 있다. 효자봉에서는
구미 시가지가 훤히 보인다. 형곡전망대까지 내려 가는길을 찾았으니 마음이 놓인다.효자봉으로 인도하는 오늘 산행 의미가 깊다.
당초 산행거리보다 훨씬 먼 거리를 산행 하였다. 하산길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돌다리도 두드려서 건너고 아는길도 물어서 가라고
형곡전망대 내려오니 오늘 산행 종료다.
해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