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련다 떠나련다
미련 없이 가 보련다
정처 없는 유랑의 항해를 가련다
가다가 보면 비워 질 것이다
후회 없이 가 보련다
방랑자의 끝은 어디인지 가련다
움직여야 살아 있는것
걸어서 가 보련다
날아서 떠나 보련다
회귀 본능인가?
그곳에 가고 싶음은
일상의 짐 벗어 보련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떠나 보련다
내 작은 등에 맨 짐이 무거워도
마음이 문제지 그 무엇이 문제인가
눈감으면 어느새 선경인 것을
누구 하나 마중 나오는 이 없어도
작은 오솔길에서 서성거리지 않고
정처없는 유랑의 길을 가 보련다
여태 가지 못한 그곳에
내 오염된 마음의 병을 고치러 가 보련다
별들이 비추이고 달이 반겨주는
일렁이는 바람 타고 떠나 보련다
두고 온 거울을 가지러 가 보련다
거울을 찾거든 흐트러진 마음을
다소곳이 바로 곳추 세워 보련다
가련다 떠나련다
새로운 님을 만나러 가 보련다
그들이 기다린다 그들이 다가온다
이슬방울 하나하나에도
알알이 맺힌 사랑
시와인드 (사진: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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