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라 잊으라
잊으라 잊으라 잊으라 하면 할 수록 더욱 생각나는 마음, 그래서 해는 더욱 길고 밤은 더욱 긴지 모른다. 사람이 자기 마음 먹은대로 되면 무슨 걱정일까? 차라리 결코 잊지
않으리라 다짐하면 또 모를일이다. 사람마음이 원채 간사한 녀석 아니던가? 하라면 하지 않으려 하고, 하지 마라 하면 더 하려고 하니 봄날씨 만큼이나 오락가락 한다. 지
구상 어디를 간들, 아무리 산해진미를 배가 터지도록 채워본들 한뼘 가슴속을 헤아리지 못하면 만사 허사다
잊고 잊지 않고는 시간이 말하여 준다. 이세상 어디에도 억지로 되는일 있던가? 아프면 아파하고 슬퍼면 슬퍼하고 즐거우면 웃는일이 우리내 인생사다. 누가 시키면 하던
일도 하기 싫어지는 간단한 심리적 현상이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도 하다. 그러기에 살아간다. 잊으라 잊으라 하지 않아도 때가 되면 자연히 잊어진다. 영원불멸은 없
다. 결코 있어서는 안될일이 일어남은 기형이다
기형이 일어남은 기형의 씨앗을 잉태 하였기 때문이다.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형물에서 기인한다. 사람들은 말한다. 카메라 불이 들어오면 오만가지 좋은말
로 포장하여 말한다. 역시 사람이라 귀가 솔깃하다. 시골장날 뜨내기 한철 약장수 말도 더러는 솔깃한 법이다. 누가 이들을 인가가 없는 산골오지에서 나홀로 살아가는 이
보다 나으리라고 장담 하겠는가? 사람이 깊이가 없으면 얕은물에도 빠지는 법이다!
해 풍
(죽바우등 201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