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은덤 산행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또 하루를 보냈습니다.
사람이 산다함은 시간을 죽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작은 후회도 많습니다
산에 오르려고 하였으나 게으름을
피우고 말았습니다.
이런저런 엉터리 마음입니다.
푸르른 산은 그대로 있는데
한줄기 마음은 갈대처럼 왔다갔다 합니다.
작은 바람에도 배는 출렁입니다.
뱃머리에 앉은 갈매기는 무심입니다.
붓을 들었으나 화석처럼
굳어 있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작은 미련이 가슴을 파고 듭니다.
언제쯤이나 고단한 영혼을 쉬게 할까요?
알 수 없습니다. 아는 것도 없습니다.
바람따라 물결따라 떠내려 왔습니다.
오면서 구경만 하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세월이 휘리릭 가버렸습니다.
바보도 여간 바보가 아닙니다.
신기하고 신기합니다
가고 싶어서 가는 것이 아닙니다.
오고 싶어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바람불고 비오는 천지조화를 뉘라서 막을까요?
작은 쪽배에서 젖는 노는 잠시 잠깐
방향을 틀어 볼 뿐
물위를 날아서 갈 수는 없습니다.
해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