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백산 금원산 산행기
햇살이 고운 아침이다. 계절의 여왕 5월이다. 5월은 근로자의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 부처님오신날,가정의날 여기에다 주말이면 연중 결혼식이
가장 많은 달이다. 농촌에서는 모내기며 파종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달이기도 하다. 산에는 어떠한가? 새순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옷으로 단장
하여 싱거러움을 더욱 진하게 하는 계절이다
이번 산행은 234차 산행이다. 2010년 5월에 시작한 산행이 오늘로서 꼭 5년이 되는 산행이다. 5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을 또 어떤 사람을 새롭게 만났는지 생각해보니
까마득하다. 마음이나 달래 보려고 시작한 산행이 5년 동안 쉼 없이 이렇게 이어 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하였다. 산행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었고 즐거움도 있었고
때로는 길이 없어 헤매기도 하였다. 산은 무엇인가? 산은 자유롭다. 산은 무한하다. 산은 감동이다. 산은 어머니의 품과 같다. 산은 스승이다, 산은 절친한 친구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5년 동안 234회의 산행을 하면서 느끼고 배운것은 한 없이 많다. 걸어온 산길을 사진과 함께 정리하여 놓으니 내게는 추억어린 보물이다. 살아온
발자취의 한 모습이다. 산으로 둘러 쌓인 고장에서 태어나서 자랐으면서도 산에 대하여 무감각하게 지내 왔었다. 그렇다고 뭐 그리 대단한 식견을 갖추지는 못 하였다
"수신제가 치국 평천하"라 하지 않았던가? 치국 평천하는 그렇다 하더라도 수신제가 만큼은 이루어야 한다
몸과 마음을 수양하고 자기집을 잘 다스리면 그로서 족하다 할 것이다. 산을 오르는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건강을 위하여 하는 운동일까? 아니다. 지겨움에서 탈출
하고 싶은 마음의 표출이고, 일상에서 벗어 나고픈 원심력의 발로이다. 새로운 하루를 위한 충전이기도 하다. 고급호텔 레스토랑에서 와인 곁들여 먹는 성찬은 아니라도
차가운 도시락에 멸치 김치 반찬이면 만족하다.
제234차 산행지 거창 함양 일원에 솟아 있는 기백산과 금원산으로 정하였다. 기백산과 금원산은 안의 용추계곡을 중심으로 황석산 거망산으로 이어저 수망령 고개를
지나 금원산 기백산으로 향한다. 금원산과 기백산은 한 능선으로 당일 코스로 잡는 산꾼들이 많다. 금원산과 기백산을 각각 올라 보았지만 연계하여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 사상터미널 아침 7시 함양행 버스다. 인터넷으로 예매하지 않고 당일 아침에 검색해 보니 표가 매진이다. 반환된 표 구하고는 웃음이 가득이다
함양터미널 08시50분 도착...안의행 완행버스 09시 출발...안의에서 다시 택시로 용추사 장수사지 일주문까지 이동이다. 09시40분 산행시작이다. 기백산 정상까지 4Km
이다. 이 코스 지난 가을에 오르고 5월에 오르기는 처음이다. 계절에 따라 산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어렴풋이 기억을 되 살려 보아도 처음 오르는 길로 느껴진다
들머리서 기백산 정상까지는 약 3시간이 소요 되었다. 오르는 길 중턱에는 계곡을 끼고 걸을 수 있어서 물소리가 청아하고 시원함을 준다
간간이 나오는 이정표는 반가움 그 자체이다. 산의 상층부에는 연달래가 곳곳에 아름답게 피어 있다. 토요일이지만 철쭉 산행지로 많이들 가고 등산객이 별로 없는
호젓한 산행이다. 산길도 가다보면 좀 스산한 곳도 있는데 이곳은 아주 쾌적하고 깔끔한 길이다. 명산임에 틀림 없다. 명산은 그 토질과 암반이 다르다. 명산에서 나는
나무나 풀잎도 느낌이 다르니 이곳에서 나는 사람 또한 그렇다 할 것이다. 기백산은 거창과 함양의 경계에 솟아 오른 해발 1,331m의 명산이다
정상에 다가가면 하늘이 툭 트인 능선길이 나온다. 전망 좋은 돌팍에 올라 보면 기백산 능선이 한 눈에 들어 온다. 파란 융단을 펼처 놓은듯 티 없이 맑고 깨끗하다
오늘 산행 하늘의 도움으로 날씨가 쾌청하다. 산에 올라도 날이 흐리거나 구름이 끼이면 조망은 별로다. 오늘 조망 아주 만점이다. 첫 조망이다. 하늘과 맞 닿은 누룩덤이
불끈 힘을 주고 솟아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멋 스러움은 사람의 혼을 빼 놓는다
3시간의 산행으로 기백산 정상이다. 정상에 서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누룩덤이다. 건너에 황석산, 거망산, 월봉산, 덕유산, 금원산, 현성산이 눈 아래 펼처진다. 사람은
그 정도와 능력과 인물 됨됨이에 따라 제각각이다. 산 또한 다르다. 기백산 정상석에 머무는 것도 잠시 얼른 누룩덤으로 오른다. 누룩덤 바위 켜켜이 쌓여 있음은 신묘
하다. 우회길로 가지 않고 누룩덤으로 직행하여 오르면 더욱 가까운 환희와 함께 한다. 누룩덤에서 바라보는 위천면 일원이 평화롭다
기백산에서 금원산까지 4km다. 지난번 산행때 시간이 부족하여 기백산에서 곧장 하산하여 아쉬웠다. 이번에 제대로 가 보리라. 금원산까지 곧장 나아간다. 날씨가
초여름 날씨라 덥기까지 하다. 능선길에 간간이 크고 작은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한다. 능선 오솔길은 걷기에 편안한 길이다. 태양을 마주하며 걸어서 얼굴이 코등부터
볼까지 벌겋다. 오늘 산행의 별미는 조망이다. 아침에 출발하면서 안개가 자욱하여 내심 염려 하였는데 먼산 작은 골짜기까지 보일 정도로 투명한 날씨다
금원산까지 가는길 돌고 돌아 가면 지나온 기백산 줄기가 한 눈에 들어 온다.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오늘 산행에서 맛 보는 상쾌함이다. 금원산 오르기전에 거창 위천
유안청폭포로 가는 길이 나오고 팔각정이 보인다. 팔각정에서 금원산까지 오름길 나무로 듬성듬성 박아 놓은 계단길이 힘들게 한다. 그래도 금원산 오를 욕심으로
쉬지 않고 오른다. 일행들은 저 멀리서 스틱을 양손에 짚고 힘들어 한다. 금원산이다. 돌무더기만 보인다. 허수아비처럼 이정표가 세가닥 팔을 벌리고 서 있다
얼른 보아서는 여기가 정상인 줄 착각하지만 아니다. 조금 더 가야 한다. 수망령 방향으로 250여m 나아가면 금원산 정상이다. 황금원숭이가 살았다는 금원산이다
금원산에서 지재미골까지는 6km이고 수망령까지는 2.5km다. 수망령으로 하산이다. 오늘 산행거리 계산해보니 11km다. 산길 11km 생각보다 긴 거리다. 수망령에
도착하니 낮과는 다르게 쌀쌀한 바람까지 불어 온다. 여기가 깊은 산중임을 알려 준다
여기는 기백산 금원산 황석산 거망산 월봉산으로 둘러 쌓인 산골짜기 입니다. 바다도 없습니다. 기차도 없습니다. 넓은 평야도 없습니다. 그러나 수풀 가득한 나무
내음 나는 산이 있습니다.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는 계곡이 있습니다. 용추폭포 처럼 우람한 폭포도 있습니다. 기백산 누룩덤, 황석산 황석산성, 월봉산 칼날봉
금원산 문바위 같은 신의 선물도 있습니다. 산새들도 쉬어 가는 명산이 있는 고장 여기가 거창 함양의 명산입니다
2010년부터 장장 5년 동안 산행이다. 그동안 무사하게 산행하게 됨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산처럼 물처럼 바람처럼 하늘처럼
해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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