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백운산 영취산 산행기

 

백운산 흰구름산 전국에 백운산이라는 명칭을 가진 산이 많다. 백운산 중에 해발 고도가 가장 높은 함양 백운산이다. 함양군 백전면 서상면 서하면과 장수군

번암면 일원에 솟아 있는 명산이다. 그러니 자연히 경상도와 전라도의 경계이기도 하다. 백운산 산행은 여러번 계획 하였다가 중도에 가지 못한 산이다. 산행을

직접 하지 않은 산은 인터넷 검색 정도가 유일한 정보다. 또한 부산에서 함양까지의 이동거리가 있어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산이기도 하다.

 

얼마전에 백운산 간다고 갔다가 들머리를 잘 못 잡아 월경산으로 엉뚱한 산행을 하고 기회를 보아 오던차에 산행지로 잡은 함양 백운산이다. 이산은 필자와는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인연이 있는 산이다. 우리 어머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우리 **이는 내가 백전 절에 다녀와서 태기를 가졌다고" 그동안 잊고 지내오던 산

백운산 요근래 함양 인근 산행을 하면서 옛생각이 나서 함양 백운산을 산행하기로 한 것이다. 등산로 검색결과 주로 오르는 상연대 묵계암 코스는 거리는 짧으나

 

경사가 심하다고 되어 있어 들머리 진입이 보다 편리한 빼빼재를 들머리로 택하였다. 빼빼재에서 백운산까지는 5.5km다. 평소 산행속도로 보아서 서너시간이

소요 될 것으로 예상하고 산을 오른다. 산행 이야기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곳까지 이동한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한다. 산행일이 10월3일 개천절 휴일이라

부산사상터미널에 7시 출발 함양행 버스를 타려고 30분전에 도착하였으나, 표는 매진이다. 진주까지 가서 환승하기로 한다.

 

환승하여 함양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이 당초 도착 예정시간 9시보다 한 시간이 더 소요되어 10시경에 함양터미널에 도착이다. 택시로 빼빼재까지 이동한다.

오늘 택시 기사님은 지난번 월경산 산행때 기사님과는 대조적으로 산에 대하여 아주 전문가 가이드 수준이다. 함양 근교산에 대하여 이것저것 이야기 하는 동안

택시는 들머리 빼빼재에 도착이다. 친절하게 소요시간과 거리 진입로까지 내려서 안내하여 주는 택시 기사님이 고맙다. 들머리에서 계단을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산행은 산행기점을 잘 잡으면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여도 무방하다. 처음 가는곳이라 어떤 코스일까? 전망은 어떨까?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등등 작은 호기심부터 길은 좋을까? 궁금한 점도 많이 있다. 빼빼재의 해발이 800m 정도이고 백운산의 해발이 1,278m다. 단순계산으로 478m 오른다. 그러나

산이라는 곳이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곳이라 해발 높이만으로는 그 산행의 난이도를 말하기는 어렵다. 아무튼 최소한 478m를 올라야 한다.

 

10시20분 출발하여 12시30분경 정상에 도착이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았다. 날씨는 아주 맑음이라 주변의 산맥군들이 웅장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보인다. 대봉산. 장안산, 덕유산, 황석산, 아주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백운산이다. 이 코스는 길이 아주 좋다. 걷기에 편안한 흙길이고 햇볓을 가리는 숲길이다

중간중간 돌로 만들어진 돌계단길도 나오지만 그리 길지는 않다. 기암괴석 등 암봉은 거의 없는 코스다.

 

2시간여 걸려 올라온 백운산 정상이다. 정상에서 보면 백운산 중봉이 볼록 솟아 있다. 중봉을 거쳐 하봉 그리고 상연대 묵계암 코스가 당초 예정코스이다

백운산의 백미는 흰구름을 조망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침일찍 산애 올라야 하지만 한낮임에도 흰구름이 두둥실 떠 올라 명산임을 보여 준다

백운산 정상석이 눈길을 끈다. 근래에 세워진 큼지막한 정상석은 별로지만 이전에 세운 자그마한 정상석이 일품이고 다소 해학적이기도 하다. 우선 크기가

 

무릅 높이다. 정상석에는 아주 단촐하게 "백운산" 세글자만 씌여 있다. 그토록 오르고자 하였던 백운산을 나이가 환갑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개천절에서야

오르게 되었다. 나름 감개무량한 마음이다. 백운산 작은 정상석을 안고 앉아서 활짝웃음을 웃으며 찍은 사진이 걸작이다. 이번 산행에서 만난 산행팀은

세팀이다. 첫번째 팀은 들머리 부근에서 조금 올라 오다 만난 팀으로 그냥 지나가는 팀이고, 또 한 팀은 남자 두분으로 정상석 사진을 찍어준 팀이다.

 

또 다른 한 팀은 정상석 뒤 무룡고개에서 올라온 혼성 삼인조 팀이다. 작은 인연을 생각하게 하는 분들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산길이다. 처음에 상연대 묵계암

코스로 가려던 계획을 수정하여 무룡고개 코스로 가기로 한다. 무룡고개는 전라도 장수땅이다. 백운산에서 무룡고개를 향하여 가다보니 이정표가 나온다

영취산 3.6km다. 그렇다. 이곳으로 가면 영취산과 연결된다. 영취산까지 가 보기로 한다. 백운산에서 영취산까지 등산로는 아주 좋다.

 

다녀 본 등산로 중에 으뜸이 아닌가 생각된다. 걷기에 편안하다는 의미다. 영취산 얼마 못 가서 부전계곡 방향을 알리는 시그널이 많이 달려 있는 쉼터가 나온다.

휴식을 취한뒤 산행은 계속된다. 이윽고 영취산이다. 오늘 백운산 왔다가 영취산까지 오르는 덤까지 받았으니 백운산의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영취산에서 직진

하여 11km 나아가면 육십령이다. 무룡고개로 향한다. 무룡고개로 가는 내리막길은 약간 가파른 편이나 갈 만한 코스로 시간은 40여분 소요되어

 

하산 완료시간 16시경이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부산까지 가는길이 소설을 쓸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그 소설 1막은 이렇게 시작된다. 장수 장계 택시를 콜하

니 금방 아주 친절한 기사님이 온다. 장계터미널에 가서 부산가는 버스를 알아보니 부산 직통은 없고 안의 가는 버스를 타야 하는데 좀전에 가버렸단다. 배도 출

출하고 인근 식당에 들러 저녁겸 식사를 마치고 안의행 버스가 18시40분에 온다고 기다린다.

 

시골 버스 터미널 드문드문 버스가 들어 오고 인적이 뜸한데 어둠이 내린다. 안의행 버스 겨우 타고 안의로 오니 밤이라 승강장이 더욱 썰렁하다. 매표하는 매표

원 아주머니는 친절하게 함양가는 완행을 타지 말고 직행이 들어 오니 직행을 타라 한다. 완행버스 두대를 보내고 나도 직행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따라 직행버

스가 빠졌단다. 가끔 버스가 안의를 경유하지 않고 빠지는 경우도 있다 한다. 안의에서 함양까지 20분 거리다.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시 안의에서 진주행 막차를 기다린다. 진주행 막차는 20시20분 출발이다. 불꺼진 항구가 따로 없다. 승객은 아무도 없고 일행만 덩그러니 있는 모양새가 무슨

피난민 같다. 막차는 빠지는 법이 없다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20시40분 함양터미널 도착이다. 근디 이넘의 버스 여기서 20분 지체하다. 21시에 진주로 떠난다 헉... 그래도 어쩌랴 진주까지 1시간20분 거리다. 정상적이면 오후 10시20분 도착이다.

 

진주 초입 이번에는 진주 유등축제로 버스가 꼼짝을 못하고 스톱이다. 버스 기사 양반 여기서부터 터미널까지 걸어 가는것이 더 빠르다나 뭐라나. 어리석고 간사

한 것이 사람의 심리라 그르리라 싶어 헐레벌떡 버스에서 내려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는 진주 어드메쯤에 내려 사람들 따라 무작정 걸으니 하구야 등산화 신은

발이 아스팔트 길이라 아프고 야단이다. 온 천지에 자동차로 가득이고 술 취한 젊은이들의 희희낙락하는 소리 들으며 걷는 길은 고역이다.

 

아주 포기를 하고 겨우겨우 진주터미널에 오후 11시30분을 훨씬 넘어 도착이다. 심야 버스라도 타야지 그러나 왠걸 ... 심야버스 타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라

줄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 사이에 택시기사는 부산 8만원이라고 불러 댄다. "부산 부산 부산 모십니다아~~" 마산까지는 1인당 3만원 부산까지는 8만원

여관은 빈방이 없다. 택시를 흥정하다가 포기하고 무작정 줄을 서서 기다리기로 한다. 다행히 심야버스가 시간 관계 없이 연방 연방 출발이다

 

진주 출발시간을 보니 밤12시20분이다. 부산 서면 도착시간 새벽1시40분이다. 함양에서 오후 6시30분 버스 탓으면 부산 도착이 늦어도 밤 9시 이전이건만

장계에서 부산까지 오는데 얼마나 힘들게 왔는지 고생 바가지로다. 부산 해오름 마을 제198차 정기산행 이번에는 가고 오는데 힘을 쓴 아주 진귀한(?) 기록을

남긴 산행이다.... 인생만사 새옹지마라 하였다.... 돌고 돌아 온 귀가길 힘든 여정임에도 마음이 편안하다.마음에 두었던 함양 백운산에 올랐기 때문이다

 

진주에서 늦은 심야버스 타고 부산 오는길 진주 남강변 유등축제장을 스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남강변 밤풍경이 아름답다. 밤이 있어야 불빛의 밝음이

고마운줄 알듯이 어렵고 힘듬이 있어야 평소의 일상이 더욱 소중함을 일깨워 준 산행이라 생각된다. 유등축제 등불처럼 고요히 고요히 아주 고요히 불을

밝혀준다. 등불은 사람들에게 어둠을 밝혀주고 희망을 밝혀주고 마음을 밝혀준다.

 

인생을 흔히들 항해에 비유한다. 또 마라톤이나 바둑에 비유하기도 한다. 여기에 필자는 인생을 산행에 비유하고자 한다. 산행은 정직하다. 가는 코스마다

길이 각기 다른길이다. 산행은 올라 갈때보다 내려올때 더 힘들다. 산행은 언제나 조심조심 하여야 한다. 미리 정확하게 계획을 세워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

들머리가 있으면 날머리가 반드시 있다. 산행은 혼자서 보다 모여서 하여야 한다. 산행의 책임은 모두가 자기자신이다. 이것이 인생이고 산행이다.

 

해 풍

 

' 아침동산 > 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축산 (1)  (0) 2014.10.09
산행 예절  (0) 2014.10.05
함양 백운산 영취산 (1)  (0) 2014.10.03
스팩터클  (0) 2014.09.28
달음산 (3)  (0) 2014.09.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