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산 산행기

 

토요일 아침 불현듯 육십령이 생각난다. 여간해서 산에 가기 싫어하는 어부인께 졸라 늦은시간 아침 10시30분을 넘어서야 출발이다. 육십령까지 200여키로 시간

으로 2시간30여분 거리다. 육십령 아득한 기억속의 육십령 고개를 생각하면서 오후1시30분 도착이다. 차량이 뜸하고 여기저기 위풍당당한 산능선이 곡선미을

자랑하는 고갯길 올라서니 여기가 바로 육십령이다.

 

육십령 지금은 다르지만 옛날 전라도와 경상도의 관문 역할을 하던 고갯길이다. 고개 넘어 전망대 올라서니 장수땅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좋고 물좋고 공기좋고

인심좋은 이 고을에 무한 애착이 간다. 점심을 먹을만한 곳을 찾다가 어부인께서 음식은 호남이 제일이라 하여 장수로 향한다. 장수 고개 넘어가도 식당은 바로

보이지 않고 울 할머님 옛날 옛적에 장사하시던 장계면이 보여 그리로 가 보았다. 울 할머님 이 고을 어디에선가

 

구리무장수 하시며 고생하신 그 고갯길이다. 잠시 옛생각에 젖어 본다. 그래서 그런지 장수땅 정감이 가고 친근한 고장이다. 산 하나로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의

경계라 요즘 같이 교통과 통신이 발달한 세상에서의 구분은 어쩌면 무의미 할 수도 있다. 오늘 산행은 예정에 없던 산행이다. 복장도 그렇고 신발도 그렇고 시골

2차선 포장도로 벗꽃나무 무성한 잎사귀가 아직은 여름임을 알린다.

 

간단한 한정식으로 점심이다. 6,000원짜리 한식 밥상 우리 어부인 매우만족이라 하니 덩달아 기분이 좋다. 호수가 있는 산허리 돌고 돌아가니 장안산 표지판이

보인다. 맞다 장안산 부산에서 오기 힘든 코스다. 산 정상까지 3.5키로미터 거리다. 초행길 차가 올라 가는곳까지 가보자 시맨트길을 벗어나 비포장 임도 한참을

비집고 들어가니 등산로다. 처음에는 계단으로 시작되고... 역시 가는곳 까지만 가 보기로 한다.

 

초입길은 경사가 완만하다가 대체로 가파른 편이다. 비가 온탓에 여기저기 잡버섯들이 눈에 보인다. 배낭도 없고 작은 물통 하나 안고서 초짜 산꾼 우리 어부인

과 산행이다. 조금 가다보니 자꾸 거리가 멀어진다. 서로 폰으로 통화하기로 하고 본래 속도로 산행이다. 고개마루까지 1.5키로다. 고개마루에서 장안산 정상까

지 다시 2.8키로다. 사실 이 코스 정확하게 어느 코스인지 모르겠다.

 

보이는 이정표에 순전히 의지 할 뿐이다. 고개마루부터 정상까지 가는 등산로는 아주 깔끔하고 좋다. 조릿대 지대도 잡풀을 베어 산행하기에 쾌적한 길이다. 능

선길에는 참나무가 대부분이고 위로 갈수록 철쭉과 연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오늘 산행에서 만난 사람 딱 한사람이다. 어찌 토요일임에도 산행객이 드물다.

벌초시즌이라 그런지 알 수 없다.

 

혼자서 오르는 장수 장안산 산행이다. 중간중간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전화는 수시로 한다. "여보세요 헥 헥 어 잘 올라가고 있어 천천히 오시오" 마지막 힘든 코스

나무계단을 오르니 해발 1,237미터 호남의 종산 장안산 정상이다. 정상석에 한자로 장안산 큼직하게 새겨 놓은 글씨가 명필이다. 시계는 4시30분이다. 2시간 걸

렸다. 오르던 코스 역방향으로 하산이다. 하산하면서 다시 만난 어부인님 억수로 반가라 한다 ㅋ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혼자서 산행하기 말동무도 없고 영 취미가 아니다 ㅎ 하산완료하니 6시30분이다. 오늘 산행거리 8.6키로 4시간이다. 산행을 마치고 암반이

좋은 작은 개울가 다리 아래서 휴식이다. 청정옥수에 세수하고 나니 오늘 산행 더욱 개운하다. 돌아오는 길 육십령에 다시 들러... 올려다 보니 백두대간길 할미

봉에 이어 남덕유산이 주렁주렁 산들을 메달고 출렁이고 있다.

 

해 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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