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2013.8 함양 황석산)

 

산행예찬 

 

나만이 가는 오솔길이 있어 좋아라. 가는 곳곳마다 같은길이 아님에 좋아라. 풀과 나무 돌뿌리 계곡 산과 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펼침이 좋아라

언제가도 반겨주니 좋아라. 봄이면 오만가지 꽃이 피어 눈길 가기 바쁘니, 세상 어느 부잣집 정원이 여기에 비할소냐? 여름이면 옥구슬 같은 계곡물이

펑펑 쏟아지니 이골 저골 맨지르하게 다듬어 놓은 암반과 물과 바람의 잔치로다

 

어디 이뿐이랴? 싱싱한 수목에서 뿜어저 나오는 산소는 마음을 맑게하고 오장육부에 생명을 불어 넣어주니 산과 자연 너는 과연 우리의 원천이며

시작이요 끝이라 할 만하다. 가을이면 만산홍엽에 지나가는 높은구름도 생각을 잔잔하게 만들고, 겨울이면 앙상한 가지와 산능선 그 위에 눈천지

상고대 설화 서릿발 내어 딛는 걸음걸음 축복 아니고 그 무엇이랴?

 

초록의 싱거러움이 있고 흐드러진 푸르름이 있고 울긋불긋 가을옷에 하이얀 겨울옷까지 즐거움과 여유로움에 넉넉함과 인자함을 갖춘 어른스러움은

누구의 후예인가? 잠시잠깐 뜬구름 같은 자기체면이 전부인양 어리석은 뜀박질을 하는 인간세상에 침묵으로 가리키는 그대는 산이어라

산이 있어 물을 줌이요. 물을 줌은 생명을 줌 아니겠는가?

 

산길은 오르막 내리막 구불길 바윗길 좁은길 넓은길 울퉁불퉁길 그 형태가 다양하다. 사람 발길로 걸어서 만든길 수십년 수백년 이어온 산행길이다

오로지 두발로 걸어서 가는 산길 흙내음에 풀내음 나뭇가지와 바람소리 아침이면 함초롬이 맺힌 이슬방울 하나 하나

천년만년 영원하리니... 산 그 광할함에 안기우고, 그 높고 깊음에 젖어 들고파라!

 

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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