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1)
어느날 저 산골짜기 시골 촌구석에서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세상에 태어 났습니다. 겨우겨우 밥이나 굶지 않고 살아가는 집이었습니다.
사방으로 덕유산부터 시작하여 크고 작은 산 주릉이 감싸고 있는 곳입니다. 조금 걸어 나가면 제법 넓직한 냇물도 있고 마을 앞에는 수백년 묵은 느티나무가
있는 그런 곳입니다.
태어나 걸음마을 할 때 쯤 할아버지는 사랑방 병석에 누워 계셨습니다. 어렴풋이 기억이 납니다. 기어서 사랑채 댓돌을 올라 갔던 기억입니다.
돌아 가신 것은 기억에 없습니다. 할머니, 고모 둘, 아버지, 어머니와 살았습니다. 뒤이어 동생들도 태어 났습니다. 그 아이는 체질이 그리 강하지 못하였고
키도 크지 않고 작은 아이였습니다.
우리집은 유난히 싸움이 잦은 집이었습니다. 온 동네가 같은 성씨를 가진 집성촌입니다. 싸울적에는 동네 사람들이 담 너머로 삐꿈 삐꿈 구경을 하기도
부지기수입니다. 창피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어릴때 받은 마음의 상처는 어른이 되어 지금까지도 마음 한구석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생일이 예순두번이나 지나갔습니다.
예순두 해가 흐르는 동안 수 많은 일들이 어린 아이를 훓고 지나갔습니다. 목소리 크기로 알아주는 우리 아버지도 오늘은 유순하셔서 아이를 대리고 장터
사진관으로 갔습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입학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함입니다. 도톰한 손으로 작은 화분을 오목하게 모아 잡은 포즈를 취하고 다리를
절룩거리는 사진사가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한쪽 가슴에는 손수건을 달고 아이의 학교 생활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때는 학생수가 엄청 많았습니다. 학교 운동장이 새까많게
학생이 많았습니다. 포장이 되지 않은 그래서 가끔 자동차가 지나 가기라도 할 즈음이면, 먼지를 옴팍 뒤집어 써야 하는 길을 매일 걸어서 왔다 갔다
하였습니다. 거리는 왕복 6km 정도는 되지 싶습니다.
시와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