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 죽바우등 2014)


백척간두 (1)


백척간두 막다른 길 천길 절벽위 나무가지 위에 두 검객이 진검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숨소리도 들리지 않고 이따금 불어오는 미풍에 나뭇가지만 살랑살랑

저 멀리서 달려온 아랑과 소랑 두 여인은 발이 얼어 붙어 얼음이 되고 침 넘기는 소리마저 천둥소리 마냥 크게 들린다. 저기 저 두 검객은 전생에 무슨 철천지

원수가 맺혔는지 캬하아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다만 오늘만은 예외다.


싸움 한 번 진하게 붙어 보아라 누가 무림의 최고수인지 쩌업 구경꾼들은 어느새 이산 저산 빈자리가 하나도 없이 가득이다. 드디어 심판의 휘슬마냥 물총새가

찌익 울리니 1라운드가 시작이다. 으이그 이게 뭐여 소문난 잔치 먹을게 없다더니 무림의 고수들 싸움치고는 볼거이 없잖아...무슨 싸움이 이래

한 검객은 부채를 살랑살랑 부치고 또 다른 검객은 다리만 까딱까딱 어디 성질 급한 구경꾼 먼저 뒈 지것수 ㅎㅎㅎ


어디든지 엑스트라가 먼저 한자리를 깔아야 본게임이 흥미롭다. 아랑과 소랑은 중국 천하에서 서로가 미색과 재색을 겸비한 여인이다. 아랑의 몸매가

먼저 기선제압에 나선다. 몸을 한번 쓰윽 비트니 저쪽 산능성이에 있는 구경꾼들의 함성이 호박밭에 소나기 소리같다. 햐아 대채 몸매가 우땟길래 그렇소

이것은 텔레비죤이 아닝께 좀 상세허게 야그를 좀 해 보더라고...저만치에 잠자코 있던 애꾸눈이 한마디 한다.


계속


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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