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거든 반가이 맞아주오. 나 오거든 웃으며 맞아주오. 송광사 이른 아침 마당에는 재 올리는 스님네만 바쁘다. 오든 말든 애써 눈인사 없지만 펄럭이는 가사적삼 소매자락은 이내 몸을 아는척한다. 겨울나무 가지가 천갈래 만갈래 속을 훤히 비추인다. 지나는 사람들은 아무 생각 없이 폰만 들여다 본다. 저기 저 멀리 속세에는 아우성이다. 미친사람. 병든사람. 사람 열중에 옳은이 하나 없으니 시절을 탓하랴. 세월을 탓하랴. 사람을 탓하랴. 아침인지 저녁인지 뿌연 산안개는 알길이 없어라.

시와인드

' 아침동산 > 갤러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낙동강 원동 매화  (0) 2022.03.17
통도사(2022.2.11)  (0) 2022.02.11
남해 2021.10.27  (0) 2021.11.03
남해  (0) 2021.10.01
벌초 (2021.8.20~22)  (0) 2021.08.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