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신불산)
생각
더 많은 인내. 더 많은 양보. 더 많은 희생....물 흐르듯이 흘러간다. 인생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심한 세월이 또 흐른다. 산다는 것, 결코 쉽지 않은 여정이다. 어느 죽어가는 사람의 마지막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가을을 지나 초겨울이다. 날씨 만큼이나 마음도 차다. 조금은 털털하게 살자. 조금은 손해도 보면서. 실수도 하면서. 때로는 아파도 하면서 그렇게 살자. 시냇물 흐르는 개울가에 구르는 돌처럼 그냥 살자. 지나온 추억. 가슴 아픈 생각들. 힘들었던 기억. 잊어버리자. 그래도 천만다행 아니더냐. 내 몸 의지할 곳 하나 있으니. 솔직하라. 담대하라. 진지하라. 지금 생각나는 단어들이다. 누구 탓을 한들 무엇하리오. 새로 시작한다고 그 그림이 마음대로 되리오. 누구나 후회는 한다. 가치 없는 일에 매달리기도 한다. 인생이 그렇다. 나무는 하늘을 보고 서 있다. 사람도 하늘을 보고 서 있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영화처럼 소설처럼 근사하게 살고 싶은가? 어떤 인생이 좋은 인생인가? 묻는 사람이 어리석다. 그 답은 아무도 모른다. 알 수가 없다. 이 사람하고 살면 저 사람하고 살면 괜한 마음의 혼란만 일으킨다. 살아감은 혼자서 살아간다. 그 혼자에 하나를 더 하여도 그 본질은 하나다. 요즈음은 주변이 사람을 괴롭히는 시대다. 쏟아지는 이야기들이 그렇다. 귀를 막고 살기도 어렵고 눈을 감고 살기도 어렵다. 어차피 함께 가는 사람들이다. 대나무처럼 올곧게도 살아야 하고, 버드나무처럼 흔들림의 미학도 알며 살아야 한다. 대체 어쩌란 말이냐? 사람은 이기적이다. 사람은 간사하다. 오래전부터 살아 오면서 터득한 생존본능이다. 본능은 그냥 본능이다. 날카로운 칼은 손을 다치게도 한다. 그냥 조금 무딘 칼은 손을 베어도 살짝이다. 무딘 칼처럼 살자.
이 땅에는 이 나라에는 천만 이산가족이 살고 있고, 연인원 30만명의 파월 장병 가족이 살고 있고, 전사자 고엽제환자 가족이 살고 있고, 산업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평생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가족이 있고, 갖가지 한과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이 있다. 어느 한 부분에 매몰되어 전부인양 생각 할 수 없다. 정치는 보복을 낳고 그 보복은 또 다른 보복을 낳는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후일에 보복을 받을 씨앗을 뿌리고 있지는 않은지. 사람이 사람을 만나지 말라는 문자가 수도 없이 날아든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지금은 그렇다. 조상님 산소 아래 작은 밭이 하나 있다. 묵혀 둘까도 하였지만 이 밭에서 일하시던 할머님 할아버님 어머님 아버님 그리움에 밭을 경작하고 있다. 감나무, 호도나무, 엉개, 오디, 매실, 대추, 자두, 두릅...여기에 십일월 첫날 사과나무 열그루를 심었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하여도 한 그루의 사과 나무를 심는다는 철학자의 말을 실현하였다. 사람이 앞일을 어찌 알리오 모르는게 정상이다. 그러니 알려고 발버둥 칠 필요가 없다. 다만 생각하며 갈 일이다. 내 삶이 혼자만의 삶이 아니다. 종횡으로 관계되는 모든 사람들과 일정부분은 공유하고 있다. 먼저 간 자식놈의 삶도 대신 살아주어야 한다. 아버님 어머님을 비롯한 조상님의 삶도 이어가야만 한다. 풀잎에 맺힌 이슬처럼 작은 물방울도 생명이 있음이니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라. 시골집 난로 아궁이에 타는 장작 불빛이 화려하다. 세상 모든 근심걱정 모두 집어 삼키고 활활타고 있다. 그옆에 쪼그리고 앉아 불구경하는 에델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구마 굽는 내음이 좋다. 오늘 한일 생각난다. 진흙 파와서 담장에 바르기, 콩타작, 들깨 말리기, 나무에 물주기. 내일은 멀리 낙동강 아래 부산으로 향한다. 또 다른 할일을 위하여.
시와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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