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동산/에세이
그때 그시절
sea wind
2016. 5. 23. 17:30
재약산의 5월
그때 그시절
해가 어둑어둑 지고 동네 아이들이 하나 둘 꼬딱지만한 가계 앞으로 모인다. 티브이 연속극을 보기 위함이다. 티브이는 삼성이코노 티브이 ... 문을 좌우로 열었다
닫았다 할 수 있는 티브이다. 티브이 네 귀퉁이에는 다리가 있는 브라운관 티브이를 보기 위하여 동네 아이들이 손에 동전 몇개를 들고 모인다. 티브이가 잘 보이는
앞 자리를 차지하기 위하여 연속극이 시작하기 전부터 옹기종기 둘러 앉는다. 티브이 연속극이 시작되면 모두가 숨을 죽이고 티브이 속으로 빨려 들어 간다.
희미한 백열전구도 끈채 깜깜한 간이 극장이 된다. 주인공이 어찌 될세라 목구멍에 침 꼴딱거리는 소리, 두근두근 심장 뛰는 소리만 더 없이 크게 들리는 티브이
연속극. 티브이라고는 동네에 딱 이집에 한 대 밖에 없었으니 티브이 갑질도 대단하던 시절이다. 50여년 전 이야기다. 호롱불이 전부였던 시골에 전기라는 문명이
들어 왔다. 여기저기에 전봇대가 서고, 거미줄 같은 전깃줄이 집안으로 들어오고, 전구에 불이 들어 왔다.
전기 요금을 아낀다고 전구도 5촉짜리 꼬마전구를 마루에 매달아 놓았다. 불을 끌때면 습관이 되지 않아 입으로 후후 불다가 웃음 짓기도 한다.
5촉짜리 전기도 아끼려고 가끔은 호롱불을 켜고 전기는 꺼 놓기도 하였던 그때 그 시절!
해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