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공룡
신불공룡
5월의 신불공룡은 찾는이가 드문드문 그리 많지 않다. 여느산이 그러하듯 형형색색의 산행객들이 보인다.
오래만에 찾은 신불공룡 칼바위 험로다. 등억온천 지구에 들어서자 작년 그때 그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현대식 암벽타기 코스와 주차장이 잘 정비되어 반긴다.
제행무상이리라. 기억으로는 칼바위 코스 겨울 어느날 함박눈 맞으며 올랐고, 또 한 번은 멋도 모르고 올랐다가 길 잃어버린 코스다.
엊그제 여기를 왔다가 아래서 맴돌다 그냥 돌아오고 오늘 다시 도전이다. 오늘 코스는 주차장에서 홍류폭포를 지나 칼바위로 오르는 코스다.
언양에서 점심을 먹고 출발하는 오후 늦은 산행이라 여의치 않으면 원점회귀 할 생각이다. 날씨는 맑으나 미세먼지가 있어 하늘이 탁하다. 이럴때는
온몸을 꽁꽁 싸매고 집안에 콕 틀어박혀 있어야 하는것이 옳은지 모를일이다.
나흘 연휴라고 차량들이 쉴새없이 내 달린다. 다들 어디를 가는지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개미가 한줄로 왔다 갔다 하는 그림이다.
5월에는 황매산 철쭉이나 툭 트인 섬산행도 좋지만 한번도 시도해 본적이 없는 신불공룡 칼바위 코스를 택하였다. 잦은 봄비로 신불계곡 물소리가 더욱
우렁차기만 하다. 물소리를 끼고 오르면 금방 홍류폭포다.
얼어 붙은 겨울 폭포 잔상이 남아 있는데 시원하게 녹음 사이로 떨어지는 폭포수가 명품이다. 홍류폭포 왼쪽 계단길로 오른다. 이 코스는 단거리 코스이기는
하지만 계단 경사가 매우 높아 힘든 코스다. 오늘 산행 얼굴에 연방연방 땀 작렬이다. 선글라스를 벗었다 끼였다. 땀 닦느라고 바쁘다.
5월이라 나뭇잎이 울창하여 처음 오르는 느낌이다. 미세먼지가 없다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운 마음이다.
오늘 산행 왕복 5시간 걸음이다. 오르는데 3시간 내려 오는데 2시간....오늘 산행의 명품코스 줄타기 코스가 서너번 나온다. 신불공룡 밧줄로 꽁꽁 묶어라
가는 세월을 꽁꽁 묶어라. 발 아래 마을에 노래소리가 떠들썩하다. 지지고 볶고 부르스 술타령에 헐렁한 빤스 고무줄 으이구 고마 잠이나 자라.
말귀를 알아 들었는지 조용하다. 그 참 !
이 코스 경사가 매우 심하다. 땀내기 코스라고 해도 좋은 코스이리라. 오랜만에 제대로 된 산행에 안쓰던 근육들이 총 동원된다.
늦은 오후시간 칼바위 안착이다. 비지땀 흘리며 올라와 바라보는 신불 칼바위 반갑다. 세상을 초월한 모습이다. 여기서 신불 정상까지는 아직도 갈길이
멀다. 눈에 정상이 보이지만 실지로 오르면 한 시간 이상은 걸리는 코스다.
시간도 늦었고 체력도 많이 소모 되었고 오늘은 여기까지다. 칼바위 등에 타고 기를 듬뿍 받고서 하산이다. 어디로 차 있는 곳으로!
차속 트렁크에는 노포동 오시개 시장에서 산 고구마 한 봉지, 우엉 한 다발, 둥글레 한 봉지와 천원짜리 아욱 한 묶음이 있다.
해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