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동산/에세이
억지 춘향이
sea wind
2015. 7. 24. 22:13
(2015.7 **초등학교 소나무)
억지 춘향이
어느 초등학교 정문에 있는 소나무다. 학교의 누군가가 산에서 옮겨 놓은 소나무다. 소나무 밑둥을 보아서는 수령이 제법 되었는가 싶다. 소나무 가지를 옆으로 옆으로
누이고 누여서 모양을 잡았다. 나무는 잎이 푸르르고 무성하여 건강해 보인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나무가지 사이사이에 나무를 묶어 놓은 줄도 보인다.
잘 키운 분재라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왠지 나무에게 못 할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자연스럽지 못하다는 말이다.
산에서 바위틈이지만 마음껏 날개 활짝 펴고 자라나는 소나무와 비교하면 얼마나 고달픈 일상을 살아가는지 안스럽다. 억지 춘향이가 따로 없다. 누군가의 입맛에 맞게 팔
다리를 펴고 오므리고 가지치기를 한 소나무는 얼마나 힘들까? 모르긴 하여도 이 나무가 처음 이곳에 올때의 모습은 지금과 달랐으리라 생각된다. 세상 살아가는 모양새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러움이 사라지고 억지 웃음을 지으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울까? 청도 운문사 처진 소나무가 생각난다.
해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