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산 (1)
5월5일 어린이날 징검다리 휴일이다. 근로자의 날부터 휴가를 가는 사람들이 많은 즈음이다. 더러는 외국으로 떠나기도 하고 어린이날도 예전과는 다른 풍속도가
연출된다. 오전 8시20분 부산 출발하여 10시50분경 거창 가조 소림사 입구 도착이다. 여기를 갈까 저기를 갈까...우두산 장군봉이나 올라 볼까나...소림사 입구에서
장군봉까지 2.2km다. 평소 산행으로 미루어 그리 멀지 않는 거리에 내심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그 까짓것 하고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산행 들머리에서 산길은 비교적 좋다. 계절이 계절이라 두릅, 고사리. 취나물이 군데군데 보인다.
산행출발 오전 11시다. 이 코스 처음 오르는 코스로 오르면 오를수록 길이 희미하다. 길은 묵어서 풀섶이 자욱하고 널부러진 나무 때문에 걷기가 불편하다
한 시간 정도 올라 12시경이다. 커다란 바위가 길을 막고 희미하던 길마저 보이지 않는다. 길 비슷한 곳으로 오르지만 얼마 못 가서 급경사 지대라 다시 내려 온다
여기서부터 한 시간여의 고행은 시작된다. 2.2km 거리면 아무리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여야 하는 거리다.
길 없는 등로 나무만 빽빽하고 맷돼지가 헤집어 놓은 흔적이 보인다. 산허리로 돌아 간다. 길은 없다. 하산 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고 여기까지 오른 정성이 아깝다
오를때는 산 능선을 보고 올라야 하고 하산 할 때는 계곡을 따라 걷는 것이 기본이다. 산 능선을 보고 무작정 오른다. 그러다가 작고 희미한 길이라도 보이면 야밤에
등불을 만난것 처럼 환호한다. 한 시간여를 미끄러지고 할키고 낙엽더미에 묻혀가며 능선에 다다르니 시간은 13시가 넘었다.
그래도 길을 찾았으니 다행이다. 초행길에 길이 없다면 정말 갑갑한 노릇이다. 얼마나 안간힘을 썻는지 배가 출출하다 못해 쓰리고 아프다.
물 한 모금 마시고 가져간 김밥 한 줄 먹으니 기운이 조금 난다.
산은 결코 얕 보아서는 안 된다. 산은 쉽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산은 언제나 준비를 철저히 하여야 한다. 하늘은 아주 쾌청한 날씨다. 땀은 비오듯 하여 연방 연방
얼굴에 땀을 손수건으로 닦고 또 닦는다. 이날따라 물도 조그마한 물통 하나 달랑 들고 올랐으니 완전히 물부족 산꾼이다
장군봉으로 가는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산의 고장답게 동서남북이 모두가 산이다
산능선에 올라 기운을 차리고 장군봉으로 가는 길이다. 이곳은 산행객의 발길이 별로 닿지 않는 코스다. 곳곳이 쓰러진 나무 등걸이다.
언제인가 모르지만 산불로 소나무들이 고사하였다. 불에 탄 소나무들이 그대로 서 있다.
돌아온 길 다시 한 번 되 돌아보고....장군봉은 어드메쯤 있을랑고?
진행 방향이다. 중봉 너머로 의상봉 꼭데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 바위군들이다
지금의 산은 초록이 완연하다. 근교산에서 볼 수 없는 진함이다. 산골로 다가 갈 수록 푸르름이 더하다. 싱싱함이 살아 꿈틀거린다
산 능선에서 바라 보는 거창 가조들이다. 오른쪽 마을이 변씨 집성촌인 병산마을이다
우두산 장군봉이다. 표지석은 없고 돌무더기로 된 장군봉이다. 장군봉 돌탑 위에 또 하나의 돌을 아슬아슬하게 올리는 데 성공이다. 아무래도 좋은일이 있을 징조다
이 돌은 마음이요 정성이다. 고생고생 하면서 우두산 장군봉에 올라서니 시원한 전망에 가슴이 탁 트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