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승대 (1)
할머님 무덤가에 할미꽃 피었네 자상하신 생전의 모습 그리워라. 가문의 성지 거창 황산 개밭말 의당 돌보고 가꿈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부산에서 세시간 거리 ... 오래동안 비워둔 집안에 잡초가 무성하다. 대문을 활짝.열고 집안 구석구석 환기도 시키고 청소한다. 마당에 잡초는 괭이로 한나절 일이다.
겨울에 얼어 터진듯 보일러실에 물이 콸콸콸 세고 있다. 주인 잃은 도끼자루는 곰팡이가 ... 물을 퍼내고 구멍난 파이프도 교환하고 .....!
집안일 두루두루 마치고 동네앞 수승대를 찾았다. 고향과 수승대 지척의 거리에 있다.
평일 낮시간이라 찾는 사람이 별로 없는 호젓하고 조용한 수승대에 몰입하다.
날씨가 화창하여 새봄의 연초록 물결과 어울려 풍광이 세상에서 제일이다.
매년 여름이면 연극제가 열리는 수승대, 잘 단장된 길가에 노송도 망중한을 즐기는 듯 하다.
여름철 ... 전국 각지의 피서객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물가 가설무대에서는 이방인들의 공연이 열리는 수승대 물놀이장이다. 잔잔한 물결이 덕유산 바람타고 흐른다.
수승대 가설무대 입구... 물레방아 은행나무 언덕에는 왕버들이 있다. 수령이 몇 백년은 됨직한 거대한 왕버들이 세월의 흐름을 말하여 준다.
수승대의 명소 ... 솔섬이다. 언제나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는 솔섬의 소나무 군락지 인공섬이다. 대를 쌓고 소나무를 심은 선조님들의 선비정신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수승대 현수교 출렁다리 아래 물놀이장의 기울어진 소나무 뒤로 야영장이 있다.
현수교 지나 요수정 쪽으로 나 있는 소나무 숲 둘레길이다. 강바람 산바람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둘레길이 정겹다. 이 길을 걷노라면 세상 시름은 자연히 잊혀진다.
요수정 가는길로 한 고개 오르면 전망대가 나온다. 수승대 거북바위가 두둥실 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고 싶은 욕심이 나는 내고향 황산마을 수승대다.
고개 돌려 위로 보면 절묘한 수승대 거북바위가 천년의 세월을 지키고 서 있다. 수승대는 거북과 연관되는 명칭이 산재해 있다. 구연교, 구연서원 등이 그것이다.
보라! 거창 수승대의 거북바위 일명 댓바위를! 초등학교 시절 저 거북바위 위에 올라 달 보며 놀던 추억이 숨쉬는 나의 놀이터이기도 하다.
거북바위 아래에는 커다랗게 움푹 패인곳이 잇다. 막걸리를 담아 마시고 놀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흐르는 물은 유리구슬 보다 더 맑고 고운 옥수다. 우리의 인생살이도 저 옥수같이 맑고 깨끗하게 살다 가고프지 않은가?
요수정에서 솔섬쪽으로 난 징검다리다. 비 온 뒤라 물이 불어 징검다리가 물속에 잠겨 있다. 징검다리와 솔섬 그리고 벗나무 잎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징검다리 아래로 하얀 포말을 그리며 흐르는 물은 멀리 덕유산에서 발원하여 월성계곡을 지나고 있다.
사람이 별로 없는 평일이라 풍경 사진 담기에 최적이다. 어디를 담아도 멋진 풍경화다. 솔섬 주위로 쌓아 놓은 돌담이 운치를 더하여 준다.
수승대 요수정이다. 한글로 직역하면 물을 즐기는 정자라는 뜻이다. 요수는 거창신씨 18세손 신권 할아버님의 호이다. 유서깊은 수승대 요수정에 올라 흐르는 물을
바라 보노라니 벼슬도 마다하고 후학을 가리키시며 선비로 살다가신 선조님의 얼이 온몸에 전해 온다.
요수정 아래 처진 소나무다. 누워 있어도 서 있는 듯 마음이 탁 트여지는 저 소나무의 기운은 무슨 기운일까?
세상이 아무리 혼탁하여도 선비 집안의 후예임을 긍지로 삼고 일희일비 하지 않으며 태산보다 큰 자부심으로 살아가라는 선조님의 기운 아닐까?
물건너에 자연적으로 생긴 작은 모래톱이 있다. 예전에 저 모래톱은 더운 여름날 수영하고 모래찜질도 하던 장소다. 어느 여름날이다.
저 모래사장 아래 발 담그고 서 있다가 발 아래 모래가 조금씩 조금씩 들어가 어느새 물이 목까지 차 올라 위험에 처해 있을 즈음 천신만고
끝에 조상님의 보살핌으로 살아 나온 곳이다.
거창 수승대
수승대 소슬바람 거북바위 휘돌아 ... 거친 물보라도 잠시 쉬어 가고... 천년의 세월이 녹아 숨쉬는 수승대로구나 !
2015년 봄에 동간공 11대 종손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