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치기 회장님
얼치기 회장님
얼치기 회장님 우리 회장님. 우리사회가 산업사회로 접어 들면서. 회사라는 것이 생겼다. 가내 수공업 형태의 작은 공장에서부터 기름 냄새 풍기는 기계 산업까지 하나
하나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직업이 생겼다. 요즈음은 그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대학에 입학할때 있었던 학과가 졸업 할 때면 없어진다는 소리도
나온다. 회사의 장은 사장이라고 칭한다. 회사 규모가 크지고 여러 회사를 거느리면 사장과 구분하기 위해 회장이라고 한다. 회장이 은퇴를 하면 명예회장이라는 직함을
붙여 준다. 사장, 회장, 명예회장, 여기에 하나 더 붙여 회장중에 회장이라고 왕회장도 등장한다
서울 남산에서 돌을 던지면 셋중에 하나는 김서방이 맞는다고 한다. 명동 한 복판에서 "회장님" 하고 부르면 셋중 한 사람은 뒤 돌아본다. 온 세상이 사장 천지요 회장 천지
다. 기업체의 회장과는 별도로 각종 모임에서 장도 회장이다. 모임 만들기 좋아하는 한국인의 정서에 딱 어울리는 호칭이다. 무슨무슨 회라고 만들어 놓고 회장님 회장님
부르니 부르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마치 무슨 재벌 그룹 회장이 된 마냥 좋아라 한다. 용비어천가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굽신거리고 아부하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이 뻔한 이야기인 줄 알지만 그래도 좋아한다
필자도 회장이다. 물론 재벌 회장이 아니라 모임의 회장이다. 회의 규모에 따라서 회장의 위상도 제각각이다. 필자의 회원수는 다섯 손가락 안쪽이다. 그래도 열혈회원이
있어서 회는 잘 돌아간다. 회장이야 얼치기 회장이 제일이다. 반듯한 넥타이 메고 건사한 건배사로 폼 잡는 회장이 아니라 그저 씨익 한 번 웃으면 서로 통하는 회장이 좋
은 회장 아닐까? 그리 유식하지 않고 시사 고전에 어두워도 진실함이 담겨 있는 사람이다. 미운정 고운정 든 우리의 회장이다. 회장은 아무나 될 수 있지만 좋은 회장은
아무나 될 수 없음이다. 재미있고 낭만이 있고 여유가 있는 편안한 회장이 좋은회장이다...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이번주말에 꽃 보러 가입시더...ㅇㅋ
해 풍
(황매산의 철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