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wind 2014. 11. 27. 12:30

(온천천 2014.11)

통화

 

현대를 일컬어 문화의 시대라 한다. 그 문화를 이루는 가장 첫 단추는 통화다. 전화기에 저장된 수 많은 전화번호 중에 통화하는 번호가 몇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전화는 잘 통화하지 않는 번호다. 통화는 가장 가깝게 직접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정을 나누는 장이다. 지금은 잘 모르지만 오래전 군대생활

할 때 육군통신학교에서 구호가 "통하라"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의미가 간결하면서도 그 뜻이 깊다 하겠다.

 

통화가 없다면 얼마나 갑갑할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예전말이다. 무소식은 그냥 무소식일뿐이지 어찌 희소식일 수 있겠는가. 소식이 있어야

희소식이다. 말로는 적극적으로 산다고 하나 통화가 없으면 소극적인 삶이다. 통화 버튼을 누르기가 꺼려지거나 망설여지는 번호라면 아직 그 친분이

두텁지 못하거나 다른 이유가 있음이다. 막역한 친구 사이라면 바로 바로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있어야 한다.

 

살다보면 사는 곳이 다르고, 공부하고, 먹고 살기 바쁘고, 아이들 키우고 이런 저런 세파에 시달린다. 그러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럴때 통화는

어렵다. 내 마음이 편하고 즐거워야 이웃도 보이고, 친구도 보이고, 집안 친척도 보인다. 밝은 광명을 보면서 삶은 잘 살아가는 것이고, 어두운 암흑속

에서 살아가면 잘 못 살아가는 것이다. 작은 것에 마음 아파하지 말고, 보다 큰 곳을 향하여 나아감이 바람직하다.

 

통화하다 보면 그 사람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다. 아니다 싶으면 통화하지 마라. 맞다 싶은 사람만 통화하기도 어려운 인생이다. 나와 맞는 통화는 자주

할수록 즐거움을 주고 행복을 준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인연이라 한다. 인연은 그냥 두면 썩는다. 시일이 지나면 퇴색한다. 인연은 놋그릇과 같다.

가끔 닦아 주어야 본래의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그것은 통화다. 통화는 문화요 미래요 내일을 밝혀주는 등불이다.

 

해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