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모래시계
인생은 모래시계
인생은 무엇일까? 모래시계가 생각난다.
모래가 조금씩 조금씩 흘러 내리고 모래가 다하고
나면 없어지는 모래시계
머리도 희어지고 눈도 침침해지고
주름살도 지고 기억도 희미해저 갈 즈음이면
무엇을 생각할까? 옛날 청춘시절을 회상할까?
그리움으로 아픔으로 즐거움으로
생각되는 그 무엇을 아마도 생각할 것이다
모래시계가 흐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쉼 없이 흐른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항해하는 인생항로에는
훈풍에 돋달은듯 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풍랑도
거센 폭풍우도 태풍도 비바람도 쉼없이 다가 온다
산에 오르는 사람, 산행을 준비하는
날이면 괜스레 조금은 들뜬다
왜일까? 가까이는 어디를 떠난다는 기분
머리아픈 일상을 벗어나는 기분
도심을 떠나고 이것 저것 싫은 정황을 벗어나는
기분 이뿐일까 아니다 더 있다
작게는 건강을 준다고 하지만 그것은
모범답안이고 싶은 우리의 심리일수도 있다
인간은 태초에 집이나 한군데 정착하지 않고
여기저기 먹을것을 찾아서 떠돌아
다니면서 살았다. 오랜 세월동안 진화하여 오면서
문화로의 접근이 되었지만
인간에는 산에 오르는 습성이 남아 있다는
진화론자의 설도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데는 무엇이 필요할까?
물, 공기, 땅, 먹을거리 여기에 또 뭐가
필요할까? 자유, 사랑, 희망, 행복 등등 아주 많다
하루살이는 하루를 살다 간다하여 하루살이다
그럼 우리는 100년살이인가?
조용한 숲속 바위틈 물소리 나고 새가 지저귀며
산들바람이 불어 오는곳
여기 좋은 친구 한사람 있어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지내면
그 또한 행복일수 있을 것이다
뭐든지 찾고자 하는 것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다 내 주변에 있고 내 주변부터 시작하는 법이다
우주의 모래먼지보다 적은 우리다
생을 영위하는 것은 위대한 가치실현이다
우리 모두는 작은 우주다
우리 모두는 하늘이요 땅이요 바다이다
산에 간다. 여행을 간다, 대화를 한다
노래를 부른다. 맛집을 간다
작은 우주의 나아감이요 끝 없는 자기만족이다
눈을 뜨면 이승이요 눈을 감으면 저승이다
꿈속 나라는 꿈속대로 작은 또 하나의 세상이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든다
가을이면 누구나 약간은 센치해진다
하늘 높이 걸려있는 새털구름이 그렇고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가 그렇고
여인의 옷자락이 그렇다
인생은 모래시계다. 이 모래시계는
찬란히 빛나는 보석으로 만들어저 있다
모래시계속 모래알은 헤아릴수가 없다
모래알수를 죽을때까지 헤아려도
그 수를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너를 모르고
네가 나를 모르니 우리는 둘다모른다
이것이 인생이다. 이것이 모래시계 인생이다
졸졸졸 흐르는 물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오늘 말하고 생각하는 것은 물처럼
하나로 이어저 하얀 하늘도화지에
그림을 그릴 것이다
울고 싶으면 울어라, 떠나고 싶어면 떠나라
산으로 바다로 들로
길을 가는 나그네에게 친구가 따로 없다
돌맹이가 친구요 나무가 친구요
물결따라 바람따라 오는이 모두가 친구다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다. 외로움을 얇은
포장지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그 얇은
포장지는 바로 자신이다. 모래시계는 정직하다
말을 할 줄도 모른다. 바보 모래시계에 우리는
생을 맡기고 살아가는 더 바보이다
2012.10월 즈음에 해 풍
(2010년12월 미국 브라이스캐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