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부부..2018.10.3)
당일치기
당일치기 한시간 거리면 딱 좋은 데, 당일치기 두시간 반 거리라 좀 멀다. 울산-함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한 2-30분 단축되려나. 그러면 아쉬운대로 두시간
거리. 세월이 좀 더 가면 산따라 물따라 사람들이 몰려 오리라. 함께하면 배가 되고 나누면 절반이 된다. 배는 기쁨이요. 절반은 슬픔이다. 있는 그대로 보고
보는 그대로 생각하라. 어릴적 본 이곳은 제법 큰 집 이었는 데, 이제 와서 보니 작은 둥지에서 찌지고 볶고 무던히도 지내온 그때 그시절이다.
여기는 소마구가 있었고, 저기는 돼지 마구가 있었고, 이쪽은 아랫채가 있어서 미니 가계를 하기도 하였지. 큰 감나무도 있었는 데 싹뚝 베어 버렸구만.
옛날 집은 이층 마루라 여름에 낮잠자다 몸부림 치면 아래로 꿍 떨어지기도 하였지. 나락 넣어두는 뒤주도 있었고 장독대도 있었고, 장독대 옆에는 초피나무와
게두릅나무(엄나무)가 있었어. 저쪽에는 우물이 있어 마을 사람들이 물퍼로 오기도 하였고, 찬이 애비가 빠지기도 한 우물이 있는 집이다.
소먹이고 꼴베고 산에 가서 나무 해 오고, 들에 가서 들일 하고 모두가 그리 살았지. 오래된 추억이지만 해수로 꼽아보니 50여년 전일이다. 천년 세월에 비하면
50년 세월은 조족지혈이지만 무척이나 오래된 옛날 옛적 일 같이 느껴진다. 집집마다 지개 없는 집이 없었고, 새마을 운동한다고 브로크 담장에 스레트 지붕에
새마을 노래가 울려 퍼지기도 하였지. 모두가 손으로 힘으로 하던 그때 그시절!
올망졸망 집집이 자식은 어찌나 많던지 사남매는 보통이고 오남매 육남매 대식구였어. 탈곡기도 처음에는 발로 밟아 하는 공상이 나왔다가 나중에 기름냄새
풍풍 풍기는 발동기가 나왔지. 발동기 돌릴적이면 제법 힘을 들이곤 하였구. 전기라고 들어 와도 전기요금 아낀다고 5촉짜리 꼬마 전구 하나 달랑 켜 놓고
살았지. 떫은 감 주워다가 꾸중물 통에 넣어 삮혔다가 먹기도 하였구.
놀이야 머 있었나 어디. 딱지치기, 구슬치기, 자치기, 말타기, 쥐불놀이, 고무줄놀이, 깔매(공기놀이), 꼰뜨기, 흙놀이 머 이런거였지. 티브이 없었어.
동네 딱 한집 있었는 데, 돈 5원 주고 보았어. 먹거리도 없었어. 운동회하면 알밤 삶고, 고구마 삶고, 계란 삶아 갔지. 옷도 형 옷 받아 입기는 여사였고
추석이나 설이 되면 옷 한 벌 잘하면 얻어 걸치고 좋아라 마구마구 뛰어 다녔다우.
시와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