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동산/에세이
풍경잔치
sea wind
2018. 5. 8. 19:45
(풍경 2018.5)
풍경잔치
그대 그곳에 가고 싶지 않은가? 눈감으면 그림처럼 떠오르는 곳. 누가 그대를 위로해 줄까? 어느 누가 이들만큼 당신을 반겨 줄까? 말을 하지 않아도 진한
이야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코흘리개 개구장이 물장구 치던 곳. 지금 예전 모습은 온전하지 않지만 그래도 눈에 익은 풍경들이 정답다. 지난날 그 많던 사람
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사람이 뜸하다. 그냥 두면 풀밭이 되고 산이 되는 밭이라 괭이 한자루 들고 풀을 뽑고 흙을 돋운다.
사람손이 이렇게 무서울줄이야. 호랑이보다 곶감이 더 무섭다더니 곶감보다 더 무서운건 사람손이다. 오후 해가 서믈서믈 지고 바람이 가을바람 마냥 차다.
어디에서 불어오는 바람일까? 땀에 젖은 속옷이 차가움을 더한다. 뒤늦은 두릅도 꺽고 취나물도 한움큼 뜯으니 비닐봉지가 가득이다. 괭이도 챙기고 호미도
챙기고 나물도 챙기고 내려가는 길, 일구어 놓은 밭 사진 보니 기분이 흡족하다. 이제 풍경잔치나 벌여 보자.
해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