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동산/에세이
어느 오후
sea wind
2017. 9. 18. 19:37
(창선 한결고운 겔러리 2017.9.18)
어느 오후
이집 짓는다고 이리도 고생하고는
정작 사람은 가고 없으니 인생무상이로다.
아직 갈때는 아니라고 생각하였는 데
인간의 막연한 욕심이었을까?
입구에 달아 놓은 작은 종을 처 보았지만
아무 기척 없이 공허한 메아리만 돌아온다.
귀 멀고 눈 멀고 마음도 멀고
여보게 그대 남은 시간은 얼마나 되누
조용하게 지내온 젊은 학창시절
혹여 이름 말하면 반겨 주실지
조금은 기대하고 찾아 간 은사님 댁
안주인마저 없으니 어디보고 인사하리오
길거리에서 만난 낮선이만 청청한 하늘에
줄타고 오르는 박 넝쿨처럼 기세를 올린다.
삼시새끼 밥 먹고 살면 되었지
무얼 그리 바라누.
천하의 묵객들이 그윽한 먹내음을 남기고
세모면 어떠리 네모면 어떠리
저기 저 강물 조약돌처럼 살면 될 것을
괜한 심사에 혼자서 바쁘다.
해 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