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wind 2017. 8. 21. 10:47

 

항렬


우리나라에 성씨가 들어 오기를 고려시대라고 역사는 전하고 있다. 선사시대나 삼국시대에는 어떻게 칭하였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고려시대와 조선조를

거치면서 성씨는 일반 보편화 되었다.  서양에서는 결혼을 하면 남편 성씨를 따르거나 동남아에서는 복잡한 이름 배열이 있다. 오래된 문화와 관습의 차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나라를 빼앗겼을 때는 창씨개명이라고 하여 성을 바꾸고 이름을 새로 지은 일도 있었다.


우리의 성과 이름은 바로 삶의 정체성과 연결된다. 아이를 낳아 이름을 짓는다고 하면 망설여 진다. 무슨 이름을 지을까? 순 우리말로 지을까? 한자는 무슨

뜻으로 지을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름은 대부분 석자로 구성되어 있다. 여자의 경우 같은 이름도 많다. 뒤에 순, 숙, 자로 끝나는 이름도 많다. 근래에 와서

이름을 법원에 신청하여 개명을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남자의 경우는 항렬자를 넣어 짓는 경우가 많았다.


유교문화와 전통과 가문을 중시하는 풍습과 대가족 사회에서 생겨난 문화다. 예를 들어 보자. 여기에 한 부부가 있다. 아들 셋을 낳았다. 항렬자를 동으로

하여 이름을 지었다. 동재, 동수, 동민 이렇게 말이다. 나이 순서에 따라 동재가 먼저 결혼을 하고 동수, 동민이 뒤따라 결혼을 하였다. 동재가 아들 셋을 낳아

서자를 항렬로 하여 서복, 서창, 서국으로 이름을 지었다. 동수, 동민이도 서자를 항렬로 하여 서문, 서전으로 이름을 지었다.


이렇게 한대 두대 내려오면 큰집(종가)로 내려오는 집의 아이들 항렬과 지손의 항렬이 서로 비슷한 또래라도 다르다. 종가는 항렬이 낳고 지손은 항렬이 높다.

할배, 증조, 고조 할아버지와 같은 항렬도 수두룩하다. 항렬을 무슨 계급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무식한 말로 내가 항렬이 높으니 하대를 하거나 말을

적당히 놓는 사람들도 있다. 요즘 항렬을 넣어 이름을 지으라고 하면 코웃움을 친다. 한마디로 세상이 많이 변하였다.


남남의 경우는 나이가 먼저다. 나이가 많으면 형, 적으면 동생, 같거나 비슷하면 친구나 벗, 직장에서는 나이와 별개로 직급과 직책이 높으면 서로 예우한다.

형제간에는 당연히 동생이 형에게 예우한다. 항렬이 자기보다 아래라도 그 사람이 나이가 많은 노인이거나 적어도 환갑을 넘긴 사람에게는 함부로 칭하면

안된다. 서로 예우함이 마땅하다. 같은 고향에서 태어나고 자라고 동문수학한 죽마고우는 항렬 이전에 그냥 친구면 족하다.


해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