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wind 2017. 7. 9. 19:11

(중학교정2017.7)


중학교정


그땐 몰랐지. 이 학교가 이렇게 될 줄을...운동장에 풀이 무성하게 올라 오고 정적이 찾아드는 조용한 중학교 교정이다. 등교길에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던

정문은 철대문으로 닫혀 있다. 종소리 은은하게 울려 퍼지던 교정은 썰렁한 출입금지 구역이 되었다. 농구골대도, 철봉도, 달리기 트렉도, 테니스장도 수십년

전 검정교복 입은 중학생들이 있던 학교는 더 이상 아니다. 만주 용정의 선구자들의 학교가 이랬을까?


아무도 찾아주지 않고 이제는 그 흔적도 희미한 기억속에서 사라진 배움의 터전. 한소절 한소절 따라 부르던 음악시간, 으스스하게 무서운 이야기를 잘 해

주시던 선생님도. 검정치마를 고집하며 약간은 까칠한 여선생님도 돌아가시고 추억의 교정마저 쉼의 대열에 끼인 모습이 뒷산의 무덤들과 함께 적막감을

자아낸다. 유유히 흐르는 앞 냇물만 소리를 죽여가며 억지로 흐르는 느낌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학생수가 적어서 인근 3개면의 학생들이 공부할 새로운 학교를 현대식으로 짓고 이 건물은 공가 상태라고 한다. 현대화에서 오는 물결

삶의 질이 높아짐으로서 오는 변화다. 그러나 이곳에서 유년시절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은 또 다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새로운 길이 생기고, 좁은길이 확장되고, 비포장 도로가 포장되고,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은 생각속에 시간일 뿐이다.


해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