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7 재약산 하늘나리)
바람이 살랑살랑
바람이 살랑살랑 이마의 땀방울을 씻어주는 한가한 오후 시간에 이야기가 한창이라 말에서 내려 들어 보았다... 이빨이 하는말이다. "봐라 너희들이 아무리 잘
났다고 떠들어 대도 내가 씹어 주지 않으면 너희는 먹지 못하고 죽기 십상이니 내가 제일이다" 듣고 있던 입이 한마디 나선다. "흥..이빨 이넘아 네넘이 누구집에
들어와 살고 있누...입이 없는데 이빨이 어따 살끼고?"..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이쯤에서 끝나려나 하였는데 아니다. 너도나도 벌떼 같이 들고 일어난다.
눈이 하는 말이 "야들아 말도 말거라 눈이 없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거란다. 내가 있어야 먹든 말든 할 거 아닌가벼?"...그 또한 옳은 말이다. 이번에는 발이
한마디 한다. 보자보자 하니 보자기인 줄 아나본데 "내가 맨 아래 있다고 무시하지 말거라.. 내가 있어야 걸어 다닐 수 있고 먹을것도 구할 것 아니가?"...갈길이
멀다만 오늘은 다 집어치우고 이넘들 이야기를 계속 듣기로 한다. 손가락이 있다가 " 치 손가락 없어 보라지 뭘로 처 먹을랑고 발로 먹을랑가" 이번에는 고집세기
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코가 한마디 한다. "코가 없으면 숨을 못 쉰다 아이가 숨 못 쉬면 죽는거라" 머리카락도 가만 있을리 없다. "머리카락 없어 봐라 모두가 벌
러덩 벗겨진 대머리라 꼴 좋겠다" 내심 조용히 잠자고 있던 꼬추가 한 말씀 점잖게 한다. 다 집어 치우고 "이 세상에 누구 덕에 나왔노? 꼬추 없으면 어찌 나왔겠
노? 이것들이 염치가 있어야지 만든넘은 제쳐두고 지들끼리 잘 났다고 ?" 주둥이 달린넘들은 모두들 한마디 씩이다.
오장육부 대왕들은 들은체도 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말 없이 묵묵히 일만하는 우리들의 노고를 알때가 있으려니 하고들....세상만물이 그 쓰임이 있고
모두들 중요하다. 어슬프게 나만 잘났네 하지 말 것이다.
해 풍